[제5회/2009년/글]우수상 - 김연경(신명중3)
沈黙(침묵)
신명중학교 3학년 김연경
보따리 짐을 이고 가는
할머니 쭈글쭈글한 살가죽을 느끼며
할머니 보따리 짐보다 무겁고
할머니 호통보다 더 큰 함성이
5월 광주의 머리채를 잡아 흔든다.
비열할 정도로 맑은 하늘과
얄미울 정도로 자유와 노니는 새들은
5월 광주의 품을 벗어나려 한다
어머니의 품을 필사적으로.
엄마가 어디 있냐는 물음에
할머니는 말씀이 없으셨다
아빠가 어디 가셨나는 물음에
할머니는 입술을 깨무셨다
보따리 짐을 이고 가는
할머니 쭈글쭈글한 살가죽을 느끼며
엄마가 평소에 좋아하시던 붉은 스카프가
바람에 휘날려 광주 바닥에 묻혀간다
설익은 과실 향과 함께
버스는 침묵으로 물들었다
<작품설명 -사실 침묵,이라는 제목보다는 광주가 들어가는 제목을 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 항쟁은 침묵과는 대비되는, ‘보이는 모순’이 보이지만 그만큼 들끓었던 생각과 저항정신을 침묵으로 삭혀왔으며 그 침묵이 어느새 ‘침묵을 계기로 시작된 항쟁’이 되었습니다. 시의 시작됨은 침묵이라고 생각되기에 이렇게 제목을 ‘침묵’으로, 작품은 아이의 시선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
<응모계기 - 학교 게시판에 붙여놓은 것을 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관심을 가졌습니다. 많은 생각을 해보고 고민도 해보게 되었고 이렇게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꼭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이것을 계기로 더욱 더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