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중항쟁 제40주년 서울기념식 기념사-오진영서울지방보훈청장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제40주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을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심장인 이곳 서울에서
기념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5·18민주영령들에게 추모의 뜻을 바치며,
그 길을 함께 걸으신
여러 민주유공자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늘의 서울 기념식을 준비해 주신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최수동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보통 국가의 3요소라 하면
나라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할 수 있는 주권과,
이러한 권리를 행할 수 있는 국민,
그리고 국민이 살아갈 수 있는 영토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러한 세 요소가 온전히 작동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현대국가의 필요조건으로 기능하는 민주주의 또한 가히 국가의 제4요소라 할 만큼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국가의 3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었지만,
우리의 현대사를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민주주의가
상당 기간 제기능을 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물을 마시고 숨을 쉬듯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에
때로는 그 소중함을 망각하기도 하는 민주주의가
이 땅에 바로서기까지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과 적지 않은 희생이 있어야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기념하고 있는
5·18민주화운동 또한 오늘의 민주주의를 있게 한 과정이자 민주화 역사로서
중차대한 의의를 지닙니다.
혼란과 격변의 시기에 정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스스로 일어난 40년 전의
치열했던 민주화운동은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전 국민의 의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5·18민주화운동은
미완의 혁명으로 남은 4·19혁명의 뜻을 이어받아
국민들을 각성시키는 한편,
7년 뒤 6월항쟁으로 계승되어, 종국에는
이 땅에 민주주의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리를 함께하신 여러분!
희생을 무릅쓴 채, 불의에 저항하여
국민들의 가슴 속에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5·18민주화운동은
인위적으로 무엇을 더하거나 뺄 필요가 없는
민주주의 확립의 과정이자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어느덧 제40주년을 맞은 우리는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 앞에서,
이제는 그간의 갈등과 반목 대신
화해와 포용을 추구함으로써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된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40년 전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했던
민주영령들의 참뜻을, 온전히 그리고
궁극적으로 계승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자리를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 5. 18.
서울지방보훈청장 오 진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