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518seoul on May 27, 2014
34년 전 5월 돌아오다
화정고 1학년 고건호
그날의 함성 영원히 울릴 거라 믿었지만
34년이 지난 지금
그날의 함성은 간데없고
기계부품이 되어버린 오늘의 우리들은
좀 더 고성능의 부품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공정을 받고 있다
34년 전 뜨거웠던 몸부림은
볼펜 굴러가는 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묻혀 버리고
34년 전 아버지들이 잡아냈던 승냥이들이
이리로 둔갑한 줄은 꿈에도 모르고
하루하루 자기를 잘라 이리들의 간식으로 던져 준다
34년 전 아버지들이 울부짖던 함성소리는
이제 5월의 행사가 되었고
다녀오겠다는 말 한마디만 남긴 채
집을 나선 아버지들은
차디찬 추모비 돌탑 안에 갇혀버렸다
기계가 되어버린 우리,
몸속에 흐르는 기름이 다시 피가 되어
아버지들의 함성을 꽃 피우자
돌탑 안에 갇힌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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