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13년/글]대상 수상소감 - 이수아(월계고3)
처음 쓰는 수상소감
이수아
수상작 발표 당일, 내 대상소식보다 놀라운 일이 있었다. 서울지방보훈청의 일부 수상작 교체 요구로 벌어진 수상작 발표 보류 사태가 그것이었다. 기쁨보다 당황스러움이 앞섰다. 한 명의 대중으로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국가보훈처가 33주기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방침을 내린 것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지방보훈청장은 사과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합창단만이 부르는 것으로 결정 났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일어나 따라부르며 사실상 제창이 되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나는 그 단체들이 수상작 교체를 요구하거나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노래에 제창 불가 방침을 내린 이유에 대해 주목해야한다고 본다. 내년 행사에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쓴 ‘아빠와 광주’에서 아빠와 광주의 관계는 친구의 부모님 이야기를 각색하여 만들었다. 그 외 광주민주화운동 소재의 영화, 학교에 배운 근현대사 이야기는 내 실화다. 요즘 인터넷 상에서 5‧18희생자와 유가족 분들을 힘겹게 하는 악성 오류들이 판친다. 억지로 짜맞춘 삐뚤삐뚤한 퍼즐을 보고 있으니 요즘은 화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현재 역사교육은 학생들이 내신 등급 따기에만 급급하고, 수능 선택 과목에서는 소외당하기 일쑤다. 다른 매체를 통해 잘못된 역사인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 국사를 삶의 근본으로 인식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또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것들은 역사를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내 글에서는 이런 간접체험에도 감히 짐작할 수 없는 당사자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분들을 추모하고 유가족 분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어쩌다보니 무거운 수상소감이 됐다. 이게 다 처음이라서 그렇다. 농담이고 요즘 세태가 이렇다보니 어쩔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국사를 더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다음은 고마운 분들을 열거할 차례다. 말은 편하게 하겠다.
먼저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분들과 5‧18민중항쟁 서울 기념 사업회 관계자 분들 감사합니다.
나를 믿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 사랑해요. 나 때문에 불 키고 자는 이수현아 앞으로는 불 끄고 쓰도록 노력하마. 친구들은 집에 데려오지 마라.
보람쌤, 채리쌤 감사합니다. 표현은 못하지만 매일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계속 노력할게요. 그리고 내년에 호칭 편하게 트려고 대기 중이예요. 3개월 째 고생 중이신 은미쌤! 음료수 한 박스 조공해도 모자란 것 같아요. 남은 시간까지 잘 부탁드려요. 지은쌤 연우진 닮은 아기 낳으세요! 재희쌤 3학년 때 처음 만났는데 수업 짱 재밌어요. 학교 역사 선생님들 덕에 제가 역사를 좋아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조은혜, 이효정, 김주희, 김은우, 이지민, 설영은, 개수, 정소혜, 최은경, 민지영, 이유정 등. 고마운데 이유는 안 말해줄 거야. 우리 다 잘 되자. 특히 이지민 아주 고맙다 넌 짱짱맨.
할아버지 저 큰 상 받았어요. 언제나 응원해주세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