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08년/글]최우수상 - 홍성준(경기고3)
최우수상·서울특별시장상
강냉이장사 박할머니
홍성준 경기고등학교 3학년
광주 시내 한복판
강냉이 장사 하시는 60세 넘은 박 할머니
세월이 갈수록 그때가 그리워지는 분
눈물과 핏방울 얽힌 최루탄 냄새 속에서 앞장서서
자유를 얻기 위해 돌덩어리와 마지막 남은 자유를 던지고
자신이 어느 편인지도 모른 채 발포하는 공수부대와 맞섰던
하룻밤의 피와 함성이 광주만을 휘감았던 그 날이
박 할머니의 수십 년간의 강냉이 장사 터 주변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저마다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겠다는 현수막은
작아지는 할머니와는 달리 점점 높은 곳에 달리고 있다.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도 원하던 민주주의와 자유를 얻었지만,
현수막 다는 후보만 있을 뿐, 강냉이 하나 팔아주는 후보는 없다.
투표용지만 주어져있을 뿐, 후보 이름 칸은 하얗게 공백이다.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그 시절, 모든 것과 바꾸었던 그것들이 점점 보이지 않는다고
더욱이 이제는 그때의 사람들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이번에는 소리와 피없는 그러나 5月의 함성으로
그 때의 기운을 온 누리에 또 한번 떨쳐보자는 할머니.
할머니!
5月의 정신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것이 또 한번 광주를, 아니 남한을 넘어 한반도를 감싸기를 바라십니까.
분명, 교과서 한 페이지 속에서 묵묵히 전해지고 있는 그것이
교과서 마지막 페이지 활자를 하나하나 찍어나갈 것 입니다.
강냉이 물고 광주 시내 날아가는 비둘기야. 이번엔 ‘한반도의 봄’을 물어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