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주년 추모사 -  이해동 (사)행동하는 양심 이사장


**  5.18 제32주년 서울기념식 추모사 전문입니다
** 일시 : 2012년 5월 18일 (금) 11시
** 장소 : 5.18 제32주년기념 서울행사장 (서울광장)




추 모 사


(사)행동하는 양심 이사장
이해동


5.18 광주민주화운동 32주년을 맞이하여 삼가 민족의 자존과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숭고한 피를 쏟으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32년, 한 세대가 훌쩍 지났지만 우리는 결코 그때 거기-즉,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 잊어서는 안 됩니다.


광주의 함성을, 광주의 투쟁을, 광주의 피 흘림을, 광주의 승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잊어서는 안 됩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1998년 10월 7일 일본 국빈 방문 시 참의원 연설에서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특히 한국 헌정사상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는 한국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기적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광주의 위대한 투쟁과 희생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우리 민족사의 맥입니다. 3.1독립운동으로부터 4.19학생혁명으로 이어져 5.18에 이르는 살아있는 우리 역사의 맥입니다. 이 맥이 끊기면 안 됩니다. 이 맥을 이어 사는 것이 오늘을 올곧게 그리고 책임있게 살려고 하는 우리들의 책무입니다.


Veilin(미국민주주의의 기원, 저자)이란 학자는 “역사를 갖지 못한 사람은 치매에 걸린 것과 같다”라고 했습니다. 전적으로 공감되는 말입니다. 사람이 치매에 걸리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남은 고사하고 남편이나 아내나 자식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역사를 갖지 못했거나 망각한 민족은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닐 수 없고 보존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현대사는 상당한 흠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어버린 망각현상이 우리의 역사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오늘에 이르러 있습니다.


우리 현대사의 현실에서 우리들에게는 회피할 수 없이 선택해야하는 삶의 상반된 두 가지 행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친일이냐 항일이냐, 독재냐 민주냐, 분단이냐 평화통일이냐, 수구냐 개혁이냐 등입니다. 우리의 역사가 바르게 서려면 친일세력이 아닌 항일세력이, 독재세력이 아닌 민주세력이, 분단세력이 아닌 평화통일세력이, 수구가 아닌 개혁세력이 우리 사회의 삶의 모든 영역을 주도하는 역사의 주류가 되었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그 역의 현상이 반세기가 넘도록 이어져 온 것이 우리 역사의 서글픈 현실이었습니다.


8.15 해방 국면의 삶의 현장에서 반민족적 친일세력을 청산하지 못함으로써 우리사회는 필연적으로 가치관의 전도와 혼돈이 야기되었습니다. 뛰어난 생존감각을 지닌 친일파가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즉, 정계, 관계, 군과 경찰을 비롯해서 문화계 종교계 학계 경제계에 이르기까지 요소요소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지도자 행세를 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입혔습니다. 진실이나 정의나 정직함이나 성실함 등은 발붙일 자리가 없게 되고 다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것이 능력으로 인정되고 당연시되는 비리와 부패를 불러들였습니다.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민족사의 바른 방향이 잡혀 가는가 했는데, 그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역주행으로 인해 올바른 민족사가 망가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금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우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얼을 되살려내야만 하겠습니다. 그래서 올곧은 민족사의 맥을 복원하고 이어가야만 하겠습니다.
 

사사로운 권력투쟁이나 이권놀음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닙니다. 5.18의 광주의 함성을, 광주의 투쟁을, 광주의 피흘림을 그리고 광주의 승리를 기억하고 회상함으로써 왜곡된 민족사를 바로잡고 망가진 서민들의 삶을 일으켜 세우는 일에 나서야 하겠습니다.


5.18 광주의 영령들이시여,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와 힘을 주소서.

감사합니다.


2012년 5월 18일




추모글 모음

5・18 추모의 글

순서 성명 추모의 글
38 이하 *
2000년대에 태어난 저에게는 조선시대 만큼 옛날로 느껴졌던 역사였습니다. 역사시간에 그저 시험을 위해서만 의미 없이 날짜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외우고 시험이 끝나면 까먹기 일쑤였죠. 하지만 오늘 5.18을 추모하며 몇 가지 영상을 보니 과거의 제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5.18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의 제가 민주 항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당시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오늘의 제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해주신 분들의 노력을 잊지 않겠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하루일 것 같습니다.
37 최연 * 민주화를 위한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36 김민 * 5.18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35 양희 *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1980.05.20 전남매일신문사장 귀하
34 노무 * 빨갱이 폭동
33 노무 *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야
32 한기 *
5월 그날이 다시 오기를 40번
그날 아스팔트에 쓰러진 동료들
1981년 첫해 추모제의 비통했던 기억
또 가슴이 멍멍해진다.
평생을 잊지 못하고 살고 있다.


31 한기 *
5월 그날이 다시 오기를 40번
그날 아스팔트에 쓰러진 동료들
1981년 첫해 추모제의 비통했던 기억
또 가슴이 멍멍해진다.
평생을 잊지 못하고 살고 있다.


30 한기 *
5월 그날이 다시 오기를 40번
그날 아스팔트에 쓰러진 동료들
1981년 첫해 추모제의 비통했던 기억
또 가슴이 멍멍해진다.
평생을 잊지 못하고 살고 있다.


29 이 *
1980년 5월 17일, 종로에는 술취한듯한 군인들이 수 많은 트럭을 타고 군가를 부르며 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광주로 가는 군인들로 짐작 됩니다. 그후에 미국에 살며 한국을 그리며 광주사태에 막말을 하는 자들을 저주하며 40년을 살았습니다. 언제나 우리는 전두환과 그 잔당을 처벌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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