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개봉 '좋은 빛, 좋은 공기'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다른 이름, 닮은 역사

[미디어스=권진경] <위로공단>(2015)으로 한국 작가 최초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감독의 신작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가 4월 29일 개봉한다. 

<좋은 빛, 좋은 공기>는 1980년 전후 신군부 세력의 학살을 겪은 광주(光州, Good Light)와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 Good Air)라는, 지구 반대편 두 도시의 거울처럼 닮아있는 아픈 역사를 통해 지금 여기 우리의 미래를 비추는 고고학적인 아트멘터리이다.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군사 정권은 집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강압하여 7천여 명의 사상자, 3만 명의 실종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의 투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좋은 빛, 좋은 공기>는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 군사 정권 학살에 맞선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듣는 항쟁의 서사를 통해 국가 권력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상처와 고통, 죽음 등이 오늘날 우리 일상 안에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탐구한다.

또한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죽음의 공간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기록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과 아르헨티나 비밀수용소라는 국가 폭력이 자행된 공간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것은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복원이며, 결국 국가에 대한 신뢰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임흥순 감독은 <좋은 빛, 좋은 공기>를 제작하면서 “지난 역사, 타인의 고통, 사라져버린 사람들,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생각하게 해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금씩 발견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통해 광주를, 자연을 통해 인간을, 가상 현실을 통해 진짜 현실을, 고통의 역사를 기억하고,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과 희망을 가져 보고 있다”며 작품 의도를 전했다.

 

 

한편 개봉 확정과 함께 공개된 2종의 티저 포스터는 각기 빛과 공기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맑은 색채가 돋보이는 예술적인 이미지로 그려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산 자 기억하라, 5월의 ‘광주’를”, “산 자 기억하라, 5월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이라는 문구로 다른 나라, 닮은 역사를 다룬 영화가 보여줄 예술적인 영상 언어로서의 고고학적 아트멘터리다운 면모를 기대하게 한다. 4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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